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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성인ADHD

8. 성인 ADHD 약물 치료 - 콘서타 54mg 증량 부작용 (휴가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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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교롭게도,
엄마가 서해에서 굴을 드시고 와서 노로바이러스에 걸린 듯 했다.

하루 종일 토하고, 설사하고 어지럽고 메스껍고 오한이 오는 등 전형적인 노로바이러스 증상이었다. 마침 아프기 전 먹은 것도 굴이어서 엄마랑 나는 노로바이러스라고 거의 확신을 했고 엄마는 3일 내내 아프셨다. 처음에는 노로바이러스도 전염성이 있는 줄 모르고 엄마랑 밥도 같이 먹고 음료도 같이 마셨는데 나중에 전염성이 있는 걸 알고 불안하긴 했었다.

함부르크에서 먹은 굴


바로 직전에 나는 45mg를 복용하고도 효과를 느끼지 못해서 콘서타를 54mg로 증량해서 4일치 약을 받아왔다.
그런데 54mg 복용 첫날, 엄마는 거의 다 낫고 내가 상태가 이상해지기 시작했다. 우선 머리가 쭈뼛거렸고, 설사를 딱 두번 하고, 속이 하루 종일 메스꺼웠다. 잠도 제대로 못자고 사람 만나는 일정을 소화하느라 그런 것도 있었던 것 같고.. 3일간 좀 정상이 아니었다. 소름이 단전에서 시작해서 머리 끝까지 타고 올라오는 경험도 한 번 했고, 3일 내내 속이 메스껍고 어지럼증이 있어서 당연히 식욕도 없어졌다.

원래 나는 아침에 일어나서 제일 먼저 하는 일이 커피를 내리고 담배를 피운 후에 알맞게 식은 커피를 마시는 일이다. 습관이기도 하지만, 커피와 담배가 없이는 좀처럼 잠이 깨지 않아 생활하기 어렵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런데 54mg를 먹는 3일동안 몸 상태가 정상이 아니어서 커피와 담배를 찾는 빈도가 많이 줄었고, 커피와 담배 없이도 잠이 깨긴 했다. 잠에서 깨도 어지럽고 메스꺼운게 문제였지.

그렇게 콘서타 54mg를 3일동안 먹어보고, 4일째 아침에 한 알을 또 먹고 독일로 떠나기 전 마지막으로 병원에 갔다. 의사선생님께 몸 상태가 좋지 않아 집중력이 향상된 걸 느끼지는 못했지만, 위에 써놓은 증상을 이야기 하면서 이게 엄마한테 옮은 노로바이러스 때문인지 약이 맞지 않아서인지 잘 모르겠다고 말씀드렸다. 의사선생님은 마침 공교로운 시점이긴 하지만 노로바이러스 때문이라기 보다는 약의 부작용이 심하게 온 것 같다고, 용량이 너무 높았던 것 같다고 걱정스럽게 말씀하셨다.

의외였고 약간 놀랐다. 나는 거의 노로바이러스 때문이라고 짐작하고 있었는데. 그러면 메스껍고 어지럽고 소름이 올라오면서 식욕이 없고 불안이 높아지면서 안절부절 못하고 정신이 없는 상태가 약을 과하게 먹고 각성 효과가 과하게 나타난 상태라는 말인데, 그렇다면 생각보다 부작용이 심한데다 집중에 도움은 커녕 오히려 과한 각성으로 아무것에도 집중할 수 없는 상태라는 것에 두려움이 덜컥 몰려왔다. 일상생활을 도저히 할 수 없을 지경이었는데 약이 안맞으면 이렇게까지 되는 거구나 싶었다.

콘서타 45mg 한 달치. 45mg는 따로 없어서 18mg와 27mg를 한 알 씩 먹는다.


그래서 의사선생님과 상의 후에 45mg로 감량해서 한 달 동안 먹어보기로 결정했다.
전에 45mg를 먹고 아무 효과도 느끼지 못했고, 독일로 돌아가면 당장 회사생활을 해야 해서 또 효과가 없으면 어쩌나, 혹은 부작용이 또 오지는 않을까 꽤나 불안했지만 의사선생님 권유를 믿고 따르기로 했다. 그래서 일단 의사선생님은 45mg 한 달치를 처방해주셨고, 독일에서 병원 가기 위해 필요한 진단서와 처방전을 영어로 작성해 주셨다.

의사선생님은 독일로 돌아가서 다른 정신과 병원을 찾아 치료를 받으며 약을 꾸준히 먹는 게 가장 좋을 거라고 말씀하셨지만, 혹시 병원을 찾기 어려운 상황이 되면 이메일로 복용 후기를 써서 보내달라고 하셨다. 맞는 용량을 찾는 것이 가장 중요하니까, 다른 병원을 찾기 전까지는 이메일로 소통하면서 혹시 필요하면 직계가족이 병원을 방문해 약을 타서 택배로 받을 수 있다고도 하셨다. 이런 경우 물론 내가 직접 가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의료보험은 적용되지 않는다. 그동안 의료보험이 적용되어 진료비와 함께 8000원 정도였던 약값을 100% 부담해야 된다.

그렇게 걱정 반 기대 반의 마음으로 한달치의 약을 들고 독일로 돌아왔다.

*민감한 약물에 대한 글입니다. 저는 의료인이 아니고, 본문에 나오는 약물 복용 후기는 오로지 저의 개인적인 기록일 뿐, 사실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약물 복용은 반드시 의사선생님과 상의하셔야 합니다. 콘서타(메틸페니데이트)는 향정신성의약품이므로 의사의 소견과 처방 없이 복용하는 것은 명백히 불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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