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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에서/독일정보

독일 날씨와 요즘 하루 일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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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엔,

아침에 친구들과 공원에서 30분간 달리기를 한다. 

돌아와서 씻고, 아침을 먹고, 커피를 한 잔 내린다.

9시에 아침회의와 함께 하루 일과를 시작한다.

퇴근하면 산책을 나가서 한두시간 걷고 들어온다.

돌아와서 저녁을 차려 먹고, 블로그에 글을 쓴다. 

 

날씨가 좋아서 그런가

운동을 해서 그런가

요즘 특히 행복하다. 

 

코로나가 한창인데도 이렇게 소소하게 매일 행복해서 감사하다. 

 

집에서 걸어서 10분 내로 산책할 공원이 5개나 있다. 여기는 공원은 아니지만, 어제 저녁 주변을 산책하다 찍은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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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의 날씨는 어떤 의미에서는 극과 극을 달린다.

한국에서는 날씨가 중요한 걸 몰랐다. 

나는 사계절을 다 좋아했다. 

 

그런데 독일에 와보니 날씨가 사람의 기분과 상태에 참 영향을 많이 끼친다는 걸 알았다. 

간단하게 독일은 1년을 두 계절로 나누면 편하다. 

기분좋은 계절, 우울 터지는 계절. 

기분좋은 계절은 아주 짧은 봄과 가을, 천국같은 여름을 포함하는데, 보통 4-9월 반년동안 천국같고, 10-3월 반년동안 지옥같은 우울함을 맛볼 수 있다. 

 

독일의 가장 흔한 여름 풍경. 독일 사람들은 참 햇빛을 좋아하고 공원을 좋아한다. 보정은 하나도 안했는데 이렇게 쨍하게 찍혔다.

 

봄여름가을에는 날씨가 엄청 화창하고 건조해서 햇빛으로 나가면 따뜻하고 그늘에 들어서면 시원하다. 습하지 않아서 정말 너무너무너무 좋다!! 나같은 땀쟁이는 습하지 않은 독일 여름이 정말 천국이다. 모기도 하나도 없다!! 보통 한여름에는 기온이 21-25도 정도라서 정말 극강의 쾌적함을 느낄 수 있다. 물론 독일도 요즘에는 강렬한 무더위가 찾아오는데, 대략 28-35도 사이의 폭염이고 햇빛이 정말 따갑다. 게다가 이 나라는 에어컨과 차가운 커피를 마시는 문화가 아니라서 정말 힘들다. 다행인건 그런 강렬한 폭염은 딱 일주일이라서 꾹 참고 견디면 금세 지나간다. 

 

겨울에는 정말 뻥 아니고 반년동안 모든 세상이 회색빛이고 우울하다. 이게 사람을 참 미치게 하는데, 실제로 겨울철에 독일의 우울증 약 판매량이 40퍼센트 이상 증가한다고 한다. 게다가 하루건너 하루씩 계속 비가 온다. 우리나라처럼 춥지만 눈도 예쁘게 오고 화창한 겨울날씨랑은 영 딴판이다. 낭만도, 감성도 없이 오로지 주룩주룩 비가 오는 먹구름 낀 날의 연속이다. 기온은 평균적으로 0-13도 정도? 영하로는 잘 내려가지 않는다. 독일의 겨울은 그래서 다른 의미로 혹독하다. 눈도 거의 오지 않는다. 와봤자 진눈깨비 정도? 예쁘게 쌓인 눈은 정말 구경하기 힘든데, 올해 예외적으로 눈이 정말 많이 오고 기온도 영하로 내려가는 날이 많아서 사람들이 다들 어디서 구했는지 썰매를 끌고 나와 공원에서 타곤 했다. 그래서 올 겨울은 눈 덕분에 조금 견딜만 했다. 그 영향인지 봄이 되었는데도 여전히 춥고 비가 오는 날이 반 이상이긴 하지만. 

 

역시나 보정 안한 독일의 겨울. 그나마 날씨가 좀 나아서 주말에 놀러나간 게 이 정도다. 보통 겨울 하늘은 저것보다 훨씬 어둡고 탁하다. 

 

그래서 나는 코로나가 종식되어도 모두가 자율적으로 재택근무하는 세상이 되기를 바란다. 대부분은 집에서 일하는 게 편하고, 가끔 회사에 나가 동료들과 친목도 다지고, 세상 어디에서나 일할 수 있다면 수도권 부동산 가격도 많이 안정될텐데. 내가 완전 자율로 재택근무를 하게 된다면 여름엔 독일에, 겨울엔 한국에서 지내고 싶다. 정말 한국의 여름이든 독일의 겨울이든 극강의 난이도 때문에 살기가 쉽지 않다. 그래도 한국의 여름은 냉방시설도 잘 갖춰져 있고 그 찐득하고 강렬한 여름 한낮의 고요함과 시원한 여름밤의 낭만, 그리고 계곡과 바다로 가는 피서의 짜릿함이 있는데, 독일의 겨울은 그런 거 없다. 정말 장점이 단 하나도 없다. 그나마 쥐어짜내보면.. 이탈리아, 스위스, 오스트리아 쪽으로 스키타러 가는 것 정도가 있는데, 이것도 독일은 아니니까. 

 

요즘처럼 1년 중 가장 날씨가 지랄맞다는 독일의 4월에는 하루에도 몇 번씩 날씨가 화창했다 비가 쏟아졌다 하고, 그에 따라서 내 기분도 급격하게 좋아졌다 나빠졌다를 반복한다. 분명 이 글을 쓰기 시작했을 때에는 정말 행복함에 가득 차 있었는데, 지금은 또 어둡고 추워서 갑자기 기분이 구려졌다. 이따 해가 나오면 또 기분이 좋아지겠지. 나도 이렇게 날씨따라 바뀌는 기분이 너무 신기하다. 

 

곧 5월이 되면 화창한 봄날만 가득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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