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은 부활절이 일년 중 두번째로 큰 휴일이다.
제일 큰 휴일은 당연히 성탄절이고, 대략 12월 23일 즈음 부터 1월 1일까지 10일정도 쭉 쉰다.
당연히 아무도 회사에 나가지 않고, 모든 업무는 국가 전역에서 중지 상태.
회사에 따라 내 전 회사처럼 연차를 30일을 주고 성탄절 연휴 5일정도를 자동차감하는 곳도 있고,
연차를 25일을 주고 성탄절 연휴는 연차처리가 아닌 회사 휴일로 처리하는 곳도 있다.
결국은 거의 비슷비슷.
그래서 이론적으로 나는 일년 중 5주를 내리 쉴 수 있어서, 한국에 한번 가면 보통 한 달을 꽉 채워 놀고 온다.
나머지 5일의 연차는 급할 때 쓰거나, 모아서 일주일정도 유럽여행을 가거나.
작년에는 성탄절 연휴에 연차 5일을 붙여서 2주동안 동생들과 동유럽 프라하, 부다페스트, 스플리트, 흐바르 4개도시를 여행했다.
(독일에서 연차는 어느 때나 써도 되고, 전혀 눈치보지 않아도 된다.)
그 다음으로 오래 쉬는 휴일은 부활절이다.
4월의 첫 주, 금토일월 4일을 쉬는데, 보통 부활절에 날씨는 정말 좋은 봄날씨인 편이다.
그래봤자 독일이라.. 아무도 섣불리 예측할 수는 없지만.
어쨌든 그래서 부활절 전후로 연차를 붙여서 여행가는 사람들이 역시 많다.
당장 우리 회사의 상당수가 이번 주와 다음 주가 휴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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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이직한지 고작 한달차이므로, 이번에는 휴가를 내지 않고 참았다.
누가 뭐라 하는 건 아니지만, 진행중인 일도 있고 회사에 적응을 빨리 하는게 먼저니까.
사실은 3월 28일에 발표된 독일 봉쇄조치 연장에 따르면 이번 부활절은 강하게 단속할 것이라 예고했지만,
수많은 사람들의 반발로 결국 무산되었고, 4월에 있을 새로운 발표 전까지는
지금까지 해오던 봉쇄조치를 연장하기로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사랑 함부르크는 무려 21시부터 오전6시까지 통행금지령이 떨어졌다ㅠㅠ
사실 독일의 코로나에 대해 말하자면 정말 할 말이 많지만, 너무 많아서 이쯤에서 억지로 마무리.
나는 사실 몇 주 전부터 부활절 전후로 봉쇄조치가 완화되면
부활절에 찐하게 이탈리아 남부로 여행을 떠나는 망상을 줄곧 해왔는데,
이미 그런 건 다 물 건너 갔고.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백신 접종 후에도 전혀 줄어들지 않고.
이미 작년부터 이탈리아 남부로 여행을 떠나고 싶던 나는 궁둥이가 너무 들썩거렸다.
독일에서 사는 최대 장점이 유럽여행하기 쉬운건데 이런 사상초유의 사태가 발생하다니 아직도 믿을 수가 없다.
한국에서 배달음식 맛있게 먹으면서 재택근무하고싶은 마음이 굴뚝같다.
작년에 진작에 했어야 하는데, 여러 가지 악재가 겹쳐 한국에서 재택근무를 못한게 천추의 한이다.
시간대도 딱 오후 4시부터 새벽1시까지 일하면 되니까 나한테 완벽한 시간대인데!!!
지금은 이직한지 얼마 되지 않아 열심히 눈치를 보는 중이다.
해외촬영 갈 일이 얼마나 있는지에 따라 한국에서 재택근무를 시도해 볼 수도, 아닐 수도 있으니까.
사실 독일 겨울이 워낙 거지같아서 겨울마다 한국이 너무너무 그립지만,
봄이 된 요즘은 괜찮다.
날씨도 너무 좋고, 베를린에 새집도 너무 좋고, 집에 있는 모든 화분들에서 새싹이 났고,
제일 귀찮은 요리도 점점 속도를 낼 수 있게 됐고, 설거지도 식기세척기가 알아서 해주고, 빨래도 세탁기가 알아서 해준다.
(청소는 일단.. 어지르지 않고 치우지도 않는 편이라서........ 게다가 실내화도 항상 신고..... 가끔씩만 한다;)
그래서 이렇게 투정을 부리고는 있어도, 하루하루 정말 행복하다.
항상 바라는 건, 겨울 반년은 한국에서 살고 여름 반년은 독일에서 살면 최고일 것 같다.
한국은 겨울에 너무 예쁘고 여름은 지옥처럼 더운데, (나는 더위를 많이 타고 추위에 강하다)
독일은 봄여름이 천국같고 가을겨울은 지옥처럼 우울하다. 게다가 그 지옥이 무려 6개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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딴길로 샜으나 아무튼.
베를린과 2,3시간 떨어진 폴란드에 갈까도 생각해 봤지만,
어쨌든 국경을 통과하면 자가격리 10일.
결국 내린 결론은 아주 소소한 여행이다.
4일중 첫날과 마지막날 하루씩 충분히 쉬고, 1박 2일 대중교통 없이 날씨좋은 물가로 놀러가기!
구글맵을 켜고,
가까운 바다 중 지형이 재미있어 보이는 곳을 골랐다.
낙점된 곳은 발트 해 연안에 육로로 연결된 섬.
베를린에서 차로 두시간 삼십 분이 걸리는데, 아직도 지역 이름을 모르겠다.
일단 장소를 골라잡고 나니 숙소 예약과 차 예약은 일사천리로 끝냈다.
숙소는 무조건 독채로 빌려야 했고 1박에 113유로.
차는 ShareNow로 예약했다.
BMW의 DriveNow와 Daimler의 car2go가 합작해서 만든 최대의 공유 차 서비스다.
쓸데없이 왜 알고 있냐면, 전 회사의 광고주였기 때문.
어쨌든 코로나19 때문에 사정이 좋지 않은지 하루 단위로 차를 예약하면 무려 집앞까지 원하는 시간에 내부 소독까지 끝마친 채로 가져다주는 서비스를 하고 있어서 놀랐다.
차를 이틀 빌리는 비용은 100유로.
400km가 요금에 포함되어 있고 추가 1km당 0.19유로가 붙는다.
아마도 100km정도 더 타고 20유로정도 더 낼 것으로 예상.
부디 사람 없이 조용히,
따뜻한 햇빛과 바다를 만끽하고 오면 좋겠다.
다녀오면 후기 올려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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